‘잘쓴다'는 가치보다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만한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도 숨 죽이고 흐느끼는 이들을 위해서
오늘따라 당신이 너무 보고싶어 당신이 그립고, 당신의 숨결도, 언어도 다 보고싶어. 나 사랑하고 있나봐.
‘잘쓴다'는 가치보다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만한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도 숨 죽이고 흐느끼는 이들을 위해서

더위와 요통으로 밤을 설쳤다. 잠시 잠이 들었는데 그 사이에 꿈을 꿨다. 잊고 있던 그 분이 나왔다. 고등학교 때 알았던 사람, 내가 정말 많이 따랐던 사람이었다. 사람을 얼마나 좋아할 수 있을까? 그 인간적인 모습이 좋았다.
야자를 빼먹고 영화를 보러가고, 같이 얘기하면서 잠들고, 쇼핑도 하고 여러 면으로 추억이 많았지. 그가 기숙사에서 나갔을 때, 그 밤이 먹먹함이 아직도 느껴진다.
졸업한 후 스무살 초반에 한 번 보고, 연락이 끊겼다. 번호도 바뀌었다. 나도 사는 게 바빠 그런지 연락하기가 어려웠다. 근데 오늘 꿈에 나온터라, 연락이라도 해봐야겠다 싶어서 수소문 끝에 연락을 했다.
역시 세월이 무색한 터라 어색함이 맴돌고 보통의 내용으로 채워진 대화. 차라리 보내지 말껄 그랬나 싶을 정도로 대화는 급 마무리되었다. 역시 추억은 추억일 뿐,
깨닫는 바, 질질 끌고 다니는 추억이 있다면 얼른 정리해야 속편하다는 것을, 지금은 그 때의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니다. 우리는 거기에서 멈추었다.
요 며칠간 잊어버리지 않으려 틈틈히 적었던 생각들
1.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한정식, 모듬회, 복어정식까지. 호사아닌 호사를 누린 날. 다만, 아무리 비싸고 좋은 음식이라해도 함께 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맛이 결정된다는 것.
2. 먹먹한 마음.
3. 댓가를 바라지 않는 마음, 그저 주어진 일에만 묵묵하게. 기대도 실망도 없는 일처리가 오히려 깔끔하다.
4.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되어 있다는 것, ‘이건 아니다.’ 이런 류의 것은 이미 과정에서 눈치챌 수 있다는 점.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스트레스 받지 말자
5. 직장동료는 그뿐일듯, 더도 않고 덜도 아닌 사이. 회사는 일하러 오는 거 아닙니까. 더 이상의 선을 넘나드는 일은 자제 부탁해요.
6. 지금도 얽히고 얽힌 관계가 쉽지 않은데, 굳이 내 발로 기어가, 여왕벌 놀이에 일벌로 살라고? 전 됐습니다.
7. 넌 내 진심을 우습게 봤으면 안됐어. 네 감성 젖어 사람 맘 갖고 장난치면 안됐어. 이래서 끝난 사이는 들추면 안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낀다. 보고 있다면 명심해
1. 아주 희미하게 끌고 갔던 것으로부터 자유. 차라리 만나지 말았더라면, 아니 더 빨리 만났으면 좋았을 것을 저리게 느꼈던, 여러므로 느낀게 많았던 만남이었다. ‘이제 우리 아무렇지도 않잖아요?’ 당신의 한 마디, 과연 나도 그랬었나. 며칠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종합해 보았을 때 내 멘탈이 보여지는 것보다 내 멘탈이 강하지 않음을 확실히 깨달았다. 너와의 만남이, 뭐였던 간에 털어버리니 후련했던 하루였음을.
2. 애초에, 내 편은 아무도 없다는 것으로 출발하다보니,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으니 실망도 없고 그 또한 생존의 방법이 아닐까? 노총각이나, 노처녀이니 말들이 많으신데, 제가 그 바운드리에 들어가보니 예민함과 민감함이 오히려 나를 방어하는 기제였음을.
3. 어제 식당에서 사용한 종이컵에 프린팅된 그림을 보다가 갑자기 눈물이 나서 혼났다. 괜히 청승맞게 ‘누나 같이가’라고 외치며 누나를 따라가는 그림이었는데, 어릴적 누나와 함께 했던 시간이 그리워졌다.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나,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았는데, 어제는 그 때가 너무 그리웠다.
4. 이렇게 사는게 맞나 싶다가고, 그럼 어떻게 사는 게 맞느냐고 되묻는다. 그 둘 사이의 치열한 줄다리기
틈 내서 쓰는 글, 나와 나 사이의 간극을 메꿔주는 건 결국 글쓰기라는 걸 깨닫는다.